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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성소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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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22    조회 2271

한 젊은이가 사제품을 받을 때의 연령은 29세에서 30대 후반까지 다양하다. 모든 것이 빠르게만 흘러가는 시대에 이 청년들은 도대체 언제, 어디에서 자신을 오롯이 하느님께 바칠 각오를 다져왔을까? 교구와 본당에서는 청년들이 하느님의 부르심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여러 기회를 마련해 돕고 있다. 기도로 함께하는 성소의 여정, 그 머나먼 길을 짧게 간추려보았다.
 

 

[10세~19세] 본당 복사단

사제의 지근거리에서 싹틔우는 성소

 

전임 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은 어린이 복사(服事)들의 대선배다. 정 추기경은 10살 때부터 명동대성당에서 복사단 활동을 하면서 ‘사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 한국인 첫 주교인 노기남 대주교의 착좌식에 복사를 서고 있는 정진석 추기경(좌측 맨 앞) 《한국교회사연구소 제공》


 

사제들은 복사단 활동이 사제 성소에 큰 도움을 준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복사로 봉사하다 2011년 사제수품한 권오영 신부(국내수학)는 본당 복사단 활동에 대해 “그야말로 성소에 최적화된 시스템”이라 설명한다.

 

“사제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어린이가 있다면, 복사단 활동은 그가 끝까지 사제 성소를 지키고 가꿀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권 신부는 어릴 적 막연했던 성소의 꿈을 복사단 활동을 통해 이뤘다고 덧붙였다.

 

“어린 마음에 ‘신부님이 되어 저 커다란 성체를 영해야지’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복사단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복사단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신부님과 학사님들을 만나고, 그분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때가 되니 본당에서는 자연스럽게 저를 예비신학생모임에 보내주셨어요. 막연했던 꿈이 현실로 구체화되었습니다.”(권오영 신부)

 

권 신부처럼 적지 않은 사제들이 본당 복사단 출신이다. 각 본당에서는 복사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교구 성소국과 연계하여 복사단을 지원하고 있다.
 

 복사가 되려면

각 본당에서 운영하는 복사단은 일반적으로 첫영성체를 한 어린이 중에서 지원자에 한해 선발한다. 모집은 어린이 미사 후 공지되거나 본당주보에 게재되기도 한다. 직접 본당의 신부님이나 수녀님에게 의사를 밝히는 방법도 있다. 복사단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지만 대체로 일종의 관문(?)을 거쳐야 한다. 본당마다 차이가 있지만 복사단에 지원한 어린이들은 일정기간 동안 부모와 함께 새벽미사에 빠짐없이 출석하거나, 기본적인 교육을 받고 담당 신부님과 면담을 하여 최종 선발되기도 한다. 


 

[13세~만28세] 예비신학생모임

미래 사제의 첫발

 

스물 아홉에 입학한 늦깎이 A신학생은 신학교 입학 준비과정에서 ‘성령의 힘’을 체험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사제가 되겠다는 뒤늦은 결심을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하려다 우연히 본당 수녀님께 털어놓았는데, 수녀님을 통해 입학성적을 갖추기 이전에 꼭 필요한 준비과정이 있음을 알게 됐던 것이다.

미래의 사제가 되기 위한 첫발은 교구 성소국에서 운영하는 예비 신학생 모임에서 시작된다. 교구 대신학교(가톨릭대 신학대학)에 들어가려면 적어도 입학 1년 전에 교구 예비신학생 월모임(이하 예신모임)에 참석해야 한다.

 

예신모임이 중요한 이유는 뭘까? 예비 신학생들은 예신모임에서 자신의 성소를 끊임없이 재확인하며 사제직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구체적인 동기로 바꾸게 된다. 이를 위해 예신모임에서 진행하는 여러 프로그램은 예비 신학생들이 올바른 지향을 가지고 결단을 내릴 수 있게 돕는다.

 

교구 성소국장 조재형 신부는 “지식과 인성, 영성을 갈고닦는 시간동안 성소자 본인 스스로도 영적 도움을 얻는 한편, 교구 역시 성소자들을 판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신모임은 중․고등학생 학년별 예신모임과 일반인을 위한 예신모임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각 학년마다 담임 부제, 신학생, 수녀가 임명되어 예비신학생들의 성소계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서울대교구의 경우 매해 2월 예비신학생 첫모임에 1000명에 가까운 인원이 모이고 있다. 
 

 ▼예비 신학생 모임에 가려면▼

서울대교구 성소국은 사제가 되겠다는 뜻이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부모님과 본당 신부님, 서울대교구 성소국과 상담을 하고 도움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본당 신부님의 추천이 있어야하며, 본당에서는 복사단을 중심으로 추천한 성소자들을 2월 교구 성소국이 여는 ‘예비신학생 첫모임’에 보내고 있다.




[17세~19세] 동성고 예신반

고등학교 안에 예비신학생반이? 

 

△ 올해 가톨릭대 신학대학에 합격한 동성고 예비신학생들이 1월 17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신학교 합격생 감사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성소국 제공》


 

사제의 꿈을 어린 나이에 더욱 구체화하고 싶은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서울대교구 동성고등학교에서 예비신학생반(이하 예신반)을 운영하고 있다.

 

대신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 과정의 학교인 ‘소신학교(小神學校)’는 1983년 폐지되었지만, 2010년부터 서울대교구 동성고 예신반이 설립되어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예신반은 예신학생들만을 위한 기숙사를 별도 운영하고 있으며, 한달에 한 번 부모님,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미사도 봉헌된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며, 다함께 공동생활을 한다. 예신반에는 담임교사 3명과 담당사제 1명이 있다.

 

동성고 예신반은 최근 높은 합격률을 내면서 대신학교 입학의 중요한 통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가톨릭대 성신교정(서울대교구 대신학교) 정시합격자 21명 가운데 18명의 합격자가 동성고 예신반에서 나왔다.

   

 

 ▼동성고 예신반에 입학하려면▼

동성고 공통 입학자격 외에 본당 사제의 추천과 함께 교구 성소국을 통한 서울대교구장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1학년 때 예신반으로 입학을 하지 못하더라도 뒤늦게 성소를 발견했다면 예신반으로 옮길 수 있다. 동성고에 다니지 않는 학생도 동성고 예신반으로 전학할 수 있다.

 

  

[20세~만28세] 대신학교

사목자 양성의 중심
 

서울대교구 대신학교의 사제양성과정에는 강산이 한번 바뀌는 시간이 필요하다. 긴 시간동안 영적, 인격적, 학문적 수련을 통해 한 청년이 사제로 새롭게 거듭나는 것이다.

 

교구 대신학교는 학부 4년과 대학원 3년을 합해 7년제로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에서 공동생활을 해야 하며 학업과 기도, 영성생활을 수련해야 한다. 서울대교구의 경우 군 미필자들은 2학년을 마치면 일괄적으로 군에 입대하며, 군 제대 후 국내외 사회복지시설에서 모라토리움(현장실습) 과정을 거치며 폭넓은 사목적 시각을 갖춘다.

 


 

학부 1~2학년은 교양과목, 기초 신학, 성경 입문, 철학을 학습하고, 3~4학년은 가톨릭교회의 신학 전반, 대학원 1~3학년은 학부 때 연마한 학문을 바탕으로 성경, 역사, 교의, 윤리, 실천신학 등을 연구한다.

 

신학생들은 학부 4학년에 올라갈 때 착의식을 거쳐 성직자의 예복인 수단을 입을 수 있게 된다. 대학원 1학년은 전례 안에서 말씀을 봉독하는 권한인 독서직(讀書職)을 받게 된다. 학년 말에는 한 달 동안 대침묵 피정을 통해 자신의 소명에 대해 집중적으로 묵상한다. 대학원 2학년에 올라가면서 시종직(侍從職)을 받고, 대학원 3학년 때는 성직의 입문인 부제품을 받아 교구 성직자로 입적된다. 이로부터 1년 후 사제품을 받을 수 있다.

 

세워진 일과에 따라 움직이면서도 진정한 내적 자유를 얻을 수 있도록 신학생들은 교수진과 영성지도자들의 도움을 받는다. 방학 중에는 각자의 소속 본당에서 전례를 돕고 신자 공동체 모임, 교리 수업, 청소년 여름 캠프에 함께 하면서 사목 실습을 하고 있다. 이렇게 신학생들은 약 10년 동안 신학교 생활을 통해 사목적 능력을 키우고 자신의 성소를 끊임없이 되새긴다.
 

 ▼서울대교구 대신학교(가톨릭대 성신교정) 입학하려면▼

사제 양성을 위한 한국 천주교 대신학교는 현재 서울, 광주, 대구, 수원, 인천, 대전, 부산 총 7곳이다. 교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서울대교구 대신학교에 입학하려면
①세례성사를 받은 지 만 3년이 지나고
②신학교 입학 전 최소 1년 동안 예비 신학생 모임에 참석하며
③본당 주임 사제와 교구장의 추천을 받은
④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지닌 남성이어야 한다.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을 통해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으며 정시모집의 경우 수학능력시험 성적이 필요하다. 일반대학 졸업자의 경우, 대학수료자전형으로 지원할 수 있으며 입학 후에는 1학년 과정부터 공부하게 된다.

  
 글| 서동경 안나, 구여진 플로라 (홍보국 언론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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