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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전 공복상태는 몇 분 전부터 유지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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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4    조회 5140
[신앙상담 창피해도 괜찮아 6화]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기 애매한 궁금증이 생기곤 합니다. 본당 신부님, 수녀님께 여쭙자니 너무 사소하고, 부모님께 여쭙자니 많은 실망만 안겨드릴 것 같습니다.
친구들에게 물어보려니 내 친구들도 모를 것 같은 그런 신앙고민들... 여러분! "창피해도 괜찮아요”
인터넷 뉴스페이지 <가톨릭서울>에서 애매한 신앙고민들을 해결해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창피한’ 질문을 기다립니다.      이메일접수: commu@catholic.or.kr


 

그림 simon  
 

오늘은 다이어트로 예민해진 배고파 안토니오 형제의 고민과 함께합니다.

 

Q. 안녕하세요. 서른 아홉 꽃‘미혼’ 서울대교구 신자 배고파 안토니오 입니다. 저는 제 인생 마지막 30대를 보내고 있습니다. 올해는 사랑을 찾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보낼 거예요. 우선 올여름에 해변에서 ‘나의 그녀’를 찾아 나서기로 목표를 세웠습니다.

목표를 세우자마자 난관에 봉착했는데, 그것은 바로 술과 안주로 다져놓은 탄탄한 저의 내장지방... 당장 수영복 맞춤자태를 갖추는 게 급선무였습니다. 일단 거대한 뱃살을 제거하기 위해 효소다이어트를 시작했지요. 쥐꼬리 월급이지만 큰 맘 먹고 거금을 들였습니다. 지금 닷새 째 인데, 세상이 핑핑 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일, 너무 고민되는 일이 벌어졌어요. 효소만 섭취하다보니 기력이 달리고 그저 잠만 자게 되더라고요. 급기야는 주일미사 30분 전에 일어나고 말았죠. 다행히 집은 성당에서 10분 거리인데, 문제는 성당까지 걸어가려면 효소가루라도 퍼먹어야 걸을 수 있겠더라구요. 근데 불현듯 세례교육 때 배운 것이 떠올랐습니다. ‘미사 한 시간 전 공복!’

그냥 나가려니 문고리를 잡은 손이 떨리고, 뭘 먹자니 내 안에 모실 예수님께 예의가 아닌 것 같고...솔직히 말하면 큰 돈 들인 효소다이어트를 거르는 것이 신경 쓰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이어트 할 때 공복이 12시간 이상 지속되면 저장모드로 바뀐다던가요. 아무튼 지금 효소가루를 털어 넣어야하는 타이밍이거든요. 고민하느라 식탁 앞에 주저앉아 있는데, 아들 모습에 짠해지신 저희 어머니는 미사 시작하고 영성체까지 30분 걸리니까, 지금 먹으면 영성체하기까지 딱 한 시간이 된다며 효소통 뚜껑을 열어주십니다.

괜찮아 신부님! 미사 몇 시간 전까지 공복상태를 만들어야 할까요? 굳이 미사 전에 뭔가를 먹지 못하는 이유도 궁금해요!
 

A. 배고파 안토니오 형제님! 안녕하세요?

괜찮아 신부입니다. 많이 배고프시겠어요? 형제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공복재’라고 말하는데, 공복재란 신자들이 교회의 규정에 따라 영성체하기 전 1시간 동안 음식물을 먹지 않는 것을 말하지요.

공복재는 공심재(空心齋)라고도 합니다. 말 그대로 영성체를 위한 마음의 준비인 것이지요. 마음의 준비를 음식이나 음료를 피하는 등 외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이는 성체에 대한 존경 때문이며, 초 세기부터 있어 온 관습입니다.

제가 어릴 적 할머니께 들은 이야기인데 열심한 신자들은 입안에 침도 삼키지 않으려고 미사 가는 길 내내 “퉤, 퉤!!” 하면서 갔답니다. 조금 심한 경우지만 그렇게 철저히 지켰다는 거지요.

공복재에 대한 교회의 규정은 시대에 따라 변화되었답니다. 1917년 교회법은 사제들에게 좀 가혹합니다. 다음날 미사드릴 사제에게는 밤 자정부터 금식할 것을 규정하였습니다. 1957년 비오 12세 교황님은 영성체 3시간 전부터로 크게 줄여주셨고, 1964년 바오로 6세 교황님은 영성체 1시간 전부터 금식할 것을 규정하였습니다.

현행 교회법은 ‘영성체 전 적어도 한 시간 동안은 물과 약 이외에는 금식(음료수 포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노인이나 병약자, 환자와 그들을 간호하는 이들까지도 비록 한 시간 이내에 조금 먹었더라도 성체를 영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답니다.

배고파 형제님! 미사 전에 물과 약은 얼마든지 드셔도 상관없어요. 배고프시면 물로 배를 채우세요. 물론 공복재 규정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마음의 준비입니다. 우리가 미사 준비를 얼마나 정성껏 하느냐는 문제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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