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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때 장궤틀을 사용하면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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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15    조회 4137
[신앙상담 창피해도 괜찮아 8화]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기 애매한 궁금증이 생기곤 합니다. 본당 신부님, 수녀님께 여쭙자니 너무 사소하고, 부모님께 여쭙자니 많은 실망만 안겨드릴 것 같습니다.
친구들에게 물어보려니 내 친구들도 모를 것 같은 그런 신앙고민들... 여러분! "창피해도 괜찮아요”
인터넷 뉴스페이지 <가톨릭서울>에서 애매한 신앙고민들을 해결해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창피한’ 질문을 기다립니다.      이메일접수: commu@catholic.or.kr

 


그림 simon  
 

이번엔 멀리 부산교구에서 사연을 보내오셨습니다. ‘예절남’ 그레고리오 형제님의 사연과 함께합니다.

 

Q. 안녕하세요. 창피하지만 궁금한 질문이 있어 부산에서 편지를 씁니다. 부산교구의 전례를 사랑하는 신자, ‘예절남’ 그레고리오입니다.

저는 미사전례를 무척 사랑합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복사로도 봉사하고 있지요. 전례동작 하나하나, 정말 성심껏 봉헌했더랬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문제였습니다. 전례를 매우 사랑하는 나머지, 제가 그만 신자석에 있을 때도 미사 중이면 자동으로 무릎을 꿇는 자세를 취하게 되는 겁니다. 복사단 활동을 하며 몸에 밴 습관 때문이죠. 미사 중에 잘 서있던 사람이 쑥 내려가니까 옆에 계신 신자들도 휘둥그레 해지시고, 홀로 무릎을 꿇고 있는 저도 외롭고 쑥스러웠지요ㅠ

그런데 신부님! 미사 중에 무릎을 꿇는 건 최대의 겸손과 존경의 표시라고 배웠습니다. 그럼 모든 신자들도 멀뚱멀뚱 서있는 것 보다는 함께 장궤틀을 사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왜 요즘 사용하지 않는 걸까요? 더군다나 요즘 성당 맨 뒷줄엔 장궤틀이 없는 곳도 많고, 맨 앞좌석에 불룩하게 튀어나온 장궤틀은 발판노릇을 하고 있어 ‘예절남’으로서는 참 안타깝습니다. 왜 복사처럼 신자들도 무릎을 꿇지 않는 건지 궁금해요.
 

A. 안녕하세요? 예절남 그레고리오 형제님! 괜찮아 신부입니다. 무릎을 꿇고 미사를 드리고 싶은데 못하셔서 서운하시겠어요. 요즘에는 장궤틀이 있는 성당이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미사 중에 무릎을 꿇는다는 말씀하시니 제가 초등학교 주일학교 1학년 때 만난 한 친구가 생각나서 웃음이 나요. 미사 중 성찬전례 시간이 되면 무릎을 꿇게 되는데, 그 친구는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아주 거룩한 모습을 하고 있다가 항상 “뽀~옹”하고 방귀를 뀌는 거예요. 그러면 뒤에 있는 아이는 두 손으로 코를 쥐고는 머리를 막 흔들었죠. 그 모습을 본 다른 친구들은 조용한 미사 중에 ‘킥킥’하고 웃었답니다, 그러면 꼭 미사 후에 선생님에게 불려나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벌을 서야했지요. 벌을 서면서도 아이들이 눈을 마주치면 막 눈알을 돌리면서 까불던 생각이 나요. 우리가 “방귀대장”이라 부르던 그 아이가 갑자기 보고 싶네요.

미사 중에 무릎을 꿇는 행위는 '장궤(長詭)'라고도 하는데, 이는 자신의 몸을 낮춰 하느님께 존경을 표하는 행위입니다. 미사 중 감사기도(거룩하시도다 후부터 주님의 기도 전) 때와 영성체 시작 전 사제가 성체를 높이 들어올리며 "하느님의 어린 양"을 할 때 무릎을 꿇습니다. 그러나 장궤틀이 없는 성당에선 보통 서있게 되며, 장궤틀을 사용하기에 공간적으로 비좁은 경우에도 무릎을 꿇는 대신 서있게 됩니다.

무릎 꿇는 자세는 최대의 겸손과 존경의 표시인 동시에 속죄의 의미를 담고 있지요. 형제님은 서 있는 것이 ‘멀뚱멀뚱’하다고 표현하셨지만, 전례 중 서 있는 동작 역시 기본적인 전례 자세입니다. 존경, 기도, 부활, 봉사 등을 표시하지요. 또한 앉는 것 역시 전례 자세의 하나로 경청, 대화, 존경, 속죄를 의미합니다.

장궤틀을 사용하는 성당에서 몸이 아픈 신자나 나이가 많으신 어르신들은 무릎을 꿇지 않아도 된답니다. 또한 장궤틀을 사용하고 싶은 신자의 경우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요. ‘예절남’ 형제님도 외롭지만 않으시다면 미사 중에 장궤틀을 사용하셔도 됩니다. 다만 공동체와 함께 하는 미사이니 주위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장궤틀을 소리나지 않게 사용하는 배려도 필요하겠지요^^

옛날에는 거의 모든 성당에 장궤틀이 있어서 신자들은 성당에 들어서면 거기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바쳤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땅에 엎드리거나 무릎을 꿇고 기도하셨습니다. 무릎을 꿇고 기도하면 정신 집중이 잘 됩니다. 집에서 기도할 때 몸이 불편하지 않으면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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