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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청·산하기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2017 사목교서 <미사는 새로운 복음화의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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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6    조회 2232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9)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성령께서 주시는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교구는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뜻에 따라 2013년 한 해를 ‘신앙의 해’로 지내면서 우리의 허약한 신앙을 강화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노력을 계속 이어가고자 신앙강화를 위한 다섯 가지 방안을 한 해에 한 가지씩 실천하면서 지내왔습니다. 말씀으로 시작되어, 기도로 자라나며, 교회의 가르침으로 다져지는 신앙 강화의 여정을 걸었고, 올해는 미사로 하나가 되는 신앙의 해를 보내고자 합니다.

 

미사 전례는 ‘교회 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동시에 거기에서 교회의 모든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전례 헌장」, 10항 참조)입니다. 주님의 말씀, 공동체의 기도 그리고

교회의 가르침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신앙의 종합선물과도 같은 미사는 새로운 복음화의 중심이며 원동력입니다.

 

미사 안에 현존하시면서 우리를 거룩하게 해 주시는 주님께서는 우리가 한마음 한뜻이 되도록 인도해 주십니다. 2천 년 전에 배경과 기질이 서로 다른 제자들을 하나로 불러 모으신 예수님께서는 지금도 서로 다른 우리들이 신앙 안에서 하나가 되도록 미사 안에 현존하시며 이끌어 주고 계십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인 교회가 주님과 일치를 이루면서 형제적 공동체의 모습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는 곳이 바로 미사입니다.

 

미사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성호를 그으면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성호경을 바치면서 삼위일체 하느님의 자녀임을 고백합니다. 말씀 전례 중에는 독서와 복음을 함께 들으면서 주님께서 들려주시는 말씀에 집중하는 가운데 자신의 생각을 뒤로 하고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주님과의 일치 안에서 가족과 같은 공동체를 이룹니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루카 8,21)

 

미사 전례 중에 ‘신경’을 바치며 가톨릭 교회가 2천 년 동안 소중하게 간직해 온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면서 한신앙 안에서 서로 일치를 이룹니다. 시간적으로는 같은 신앙을 고백하고 지켜 왔던 모든 신앙의 선조들과 하나가 되고, 공간적으로는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가톨릭 신자들과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성찬 전례에서도 주님과의 일치, 신자들 서로 간의 일치가 이루어집니다. 예물을 봉헌하면서 십자가 상에서 당신 자신을 바쳐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님과 하나가 되어 어려운 이웃과 가진 것을 나눔으로써 그들과 일치를 이룹니다. 성찬 전례의 핵심인 영성체에서 주님과의 일치, 신자들 간의 일치가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친히 말씀하시는 것처럼 그분의 몸인 성체를 영하게 되면 그분과 하나가 됩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6) 또한 사도바오로가 역설하듯이 그리스도를 받아 모시는 이들은 그분 안에서 서로 하나가 됩니다. “우리가 떼는 빵은 그리스도의 몸에 동참하는 것이 아닙니까? 빵이 하나이므로 우리는 여럿일지라도 한 몸입니다. 우리 모두 한 빵을 함께 나누기 때문입니다.(1코린 10,16-17)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당신과의 일치 안에서 서로 가족과 같은 교회 공동체를 이루며 살기를 원하십니다. 사람이 가정 안에서 육체적·정신적으로 성장하듯이 신앙인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영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통해 참된 신앙이 보존되고 전달되기에 교회를 멀리하면 신앙의 불꽃은 쉽게 꺼져 버립니다. 어머니이신 교회의 품 안에 머물면서 미사에 참례하여 복음을 함께 경청하고,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신앙을 함께 고백하며, 가진 바를 서로 나누고, 영성체로 주님 안에서 서로 일치를 이룰 때 신앙은 유지되고 성장합니다.

 

우리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특별히 미사 중에 주님의 말씀과 성체의 힘으로 신앙이 자라나 굳건해질 때 세상에 나아가 각자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전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난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에 “성체는 우리에게 주시는 그리스도의 선물인 동시에 이웃에게 빵과 신앙을 나누고자 하는 그리스도인의 약속을 상징한다.”고 하시며 오늘날 그리스도인은 타인의 영적·물적 성장을 위해 자신을 내어놓아야 한다고 당부하셨습니다.(교황 프란치스코,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 강론 _2016.5.26 참조) 그리스도께서는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우리에게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마태 14,16)하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각자는 참으로 예수님과 함께 세상에 생명을 주는 쪼개진 빵이 되도록 부름받았습니다.(교황 베네딕토 16,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교황 권고, 「사랑의 성사」, 88항 참조) 삶을 쪼개어 나눌 수 있는 힘은 바로 성체성사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는 오늘도 빵을 떼어 나누어 주시며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고 말씀하시는 부활하신 주님 사랑의 힘(교황 프란치스코,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 강론_2016.5.26. 참조) 을 믿고 체험하고 전해야 합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하나 되어 굳건한 믿음, 확고한 희망, 따뜻한 사랑의 삶을 사는 우리들은 주님을 모르는 이들을 교회와 복음의 삶으로 인도하는 표징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올 한 해에는 특별히 미사 전례의 핵심이자 ‘교회 일치의 원천이며 친교의 공현(公顯)인 성체성사’(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교서, 「주님 저희와 함께 머무소서」, 21항 참조)의 삶을 함께 살아가자고 교구민 모두에게 요청하고 싶습니다.

 

사제 여러분, 여러분은 날마다 축성의 말씀을 되풀이하고 여러분 손에서 이루어지는 위대한 사랑의 기적을 증언하며 전달하는 고귀한 사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매일 거룩한 미사를 첫 미사 때와 같은 기쁨과 열정으로, 생의 마지막 미사처럼, 유일한 미사처럼 거행하십시오. 또한 감실 앞에서 기도하는 시간을 자주 가지며(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교서, 「주님 저희와 함께 머무소서」, 30항 참조), 감실 안에 머무시는 주님을 세상 삶의 자리로 모셔 가십시오.

 

수도자 여러분, 감실에 계신 예수님께서는 여러분이 당신 곁에 머무르기를 바라신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과의 친교를 더욱 깊게 하면서 자신의 마음과 삶에 의미와 충만함을 채우고 증언하십시오.(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교서, 「주님 저희와 함께 머무소서」, 30항 참조)

 

교우 여러분, 여러분이 처한 상황이 각자 다르지만 삶에 필요한 빛과 힘을 성체성사에서 얻도록 노력하십시오. 무엇보다도 가정의 아름다움과 사명을 충만히 체험하기 위해서 성체성사의 은총을 재발견하시기 바랍니다. “가정 성화의 기반은 세례성사에 있으며 성체성사에서 그 극치를 이룹니다. 배우자를 위해 헌신하고, 부모님께 효도하고,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주려고 하는 것은 바로 그리스도께서 성체성사를 세우신 사랑의 마음과 나눔의 신비에 동참하게 되는 것입니다.(한국천주교주교회의, 1986년도 주교단 사목교서, 「성체와 가정」, -9,11. 참조) 아울러 ‘가정은 최초의 신앙 학교이며 부모는 최초의 교육자’이므로(한국천주교주교회의, 2015년 제10회 교육 주간 담화문) 부모는 믿음이라는 소중한 자산을 자녀들에게 심어 주고 뿌리내리도록 보살펴야 할 자신의 의무를 항상 기억하십시오.

 

이러한 삶을 살기 위하여 미사에 더욱 능동적으로 참례하기 바랍니다. 미사 전에 성실히 준비하도록 합시다. 전례 시작 전에 한 주간의 삶을 돌아보며 감사와 회심을 올리는 묵상과 침묵의 시간을 잠시라도 가집시다. 또한 그날 미사 독서와 복음 말씀을 미리 읽고 마음에 새기도록 합시다. 필요한 경우에는 고해성사를 통하여 내적 준비를 충실히 하도록 합시다.(교황 베네딕토 16, 「사랑의 성사」, 55항 참조)

 

성체 공경은 미사 중에는 물론, 미사가 끝난 뒤에도 계속되어야 합니다. 성체께 마땅한 흠숭을 드리기 위해 개인적인 성체 조배와 공동체가 함께하는 성시간과 성체 강복에 자주 참여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건강이나 노령으로 미사에 함께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하여 병자 영성체로써 영적 도움을 주는 일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우리 모두 올 한 해 동안 미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복음화의 열정을 재발견하고, 교회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인 성체성사가 우리의 삶과 복음화의 중심임을 더욱 깊이 깨닫게 되기를바랍니다. 미사 전례 안에서 체험하는 하느님의 깊은 사랑은 우리 각자가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전하고 실천하도록 파견합니다. 우리 교구가 미사로 하나 되어 ‘언제나 어디서나 하느님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임을 함께 느끼며, 성령으로 충만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한마음 한몸’(로마 미사 전례서 감사기도 3양식 참조)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성체성사의 모범이시며 인류 최초의 감실이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그리스도의 순수한 빵과 포도주가 되신 한국의 모든 순교 성인들과 복자들,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201611 27일 대림 첫 주일에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

추기경 염수정 안드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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