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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예수성심성월 인터뷰 - “우리는 사제입니다”] (1) 해커가 된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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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9    조회 3033
최양호 사도요한 신부(1999년 수품, 교구 전산정보실장)
 

예수성심성월을 맞아 그리스도를 본받아 복음 선포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교구 사제들을 만나봤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님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이 사제들은 여전히 ‘성장 중’이고 ‘꿈꾸는 중’이다.
젊음과 패기로 즐겁게 양떼들을 이끌고 있는 네 명의 사제들을 소개한다.

 

  


10년 전, 최양호 신부는 교구 전산정보실로 발령 받았다. 최 신부는 이미 학창시절에도 복지기관의 홈페이지를 만들어줄 만큼 관련 분야에 수준급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전산정보실에 오자마자 당시 실장이던 주호식 신부에게 받은 첫 임무는 다름 아닌 자격증 공부였다. 
 

“전문성이 필요했죠. 주변에서 하도 어렵다기에 겁을 많이 먹었는데, 오히려 참 재밌더라고요. 전산 감사, 시스템보안 등 이것저것 자격증을 따다보니 해커자격까지 갖추게 됐습니다.”
 

국제공인 시스템 감사 자격증 CISA 등 3년 계획으로 시작했던 자격증 공부가 단박에 끝이 났다. ‘재미로’ 자격증을 따내던 그는 현재 주 신부의 뒤를 이어 전산정보실의 수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 전산정보실도 굵직한 성과를 거뒀다. 98년부터 진행된 교구 통합전산망 ‘양업시스템’을 전국 교구 시스템으로 확장시켰다. 빠른 전산시스템 도입으로 교구는 사목행정을 표준화할 수 있었고, 특히 재정의 투명성도 확보할 수 있었다.
 

교구의 수많은 모바일 서비스 역시 전산정보실에서 쏟아져 나온 작품이다. 70만 명이 사용하는 가톨릭 최고의 어플리케이션 ‘매일미사’는 그의 대표작이다. 최 신부는 최근 이 어플리케이션에 위치기반 서비스를 추가시켰다. 신자들이 스마트폰의 블루투스를 활성화 시킨 뒤 교구 각 성당에 방문하면 관련 신앙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뿐만아니라 가장 최근에는 명동대성당 라이브캠 서비스(
https://youtu.be/KU5iatEJc14)를 실시, 누구나 손 안에서 명동성당의 전경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요즘엔 컴퓨터보다 스마트폰을 더 오래 만지거든요. PC이든 모바일이든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제겐 큰 즐거움입니다. 재미있게, 감사하게 일하고 있어요.”
 

특수 사목만 10년, 하루가 멀다하고 발전하는 기술에 보조를 맞춰야 하는 전문 영역에서 강산이 한번 바뀔 시간을 보냈다. 힘에 부칠 법도 한데 최 신부는 연신 ‘재미있어요, 참 쉬워요’라 답한다.

 
“특수 사목이나 본당 사목이나 선교와 사목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지요.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무슨 일을 하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전문적인 업무들이 저에게는 오히려 호기심을 유발하고 즐거움을 줍니다. 더 많은 신자들을 위해 하나에 집중해야하는 이 일이 제겐 무척 재미있습니다.” 

 

  

“재미있게, 감사하게 일하고 있어요”    여전히 소년처럼 해맑은 미소를 가진 전산정보실장 최양호 신부는 짬이 날 때면 레고를 조립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발전하는 기술에 보조를 맞춰야하는 전문분야에서 10년째 사목활동을 하고 있지만 가끔 이렇게 느리게 걷기도 한다. 그는 10년간 몸담은 특수사목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연신 ‘재미있어요, 쉬워요’라 답했다.

 

세상이 다각도로 변화하는 만큼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방법도 그에 맞춰 더욱 다양해져야할 것이다. 그래서 최 신부는 여전히 할 일이 많다. 
 

“신자들을 위해 새롭고 재미있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저희의 숙명인 것 같아요. 이에 더해 오늘날의 IT는 조직의 운영과 발전에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시스템과 어플리케이션의 개발뿐만 아니라 전산정보실 조직의 미래를 위해서도 준비해나가려 합니다.”

 

   ▼ 최양호 신부가 전하는 <새 마음 새 다짐>

“하느님께서 너도 몰래 너를 보살피셨다” (이사 45,15공동번역) 

글| 최양호 신부 

저의 사제수품 성구는 이사야서 45장 15절(공동번역성서) “하느님께서 너도 몰래 너를 보살피셨다”입니다.

신학교에 입학하기 전 일반 대학을 다녔던 저는 오늘의 운세를 보듯이 성경을 펼쳐보며 매일 말씀을 뽑아봤습니다. 그런데 이 구절이 나온 뒤부터는 그런 ‘말씀뽑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께서 나도 모르게 나를 보살펴 주신다는데, 뭐가 두려울까’ 싶었지요.

이 말씀을 마음에 담고 살며 매일 미사를 봉헌하게 되었고, 본당 주임 신부님의 헌신적인 모습에 감동받아 신부님처럼 살고 싶어 신학교에 갔습니다. 그리고 늘 마음에 품고 살았던 그 말씀을 제 수품성구로 정했습니다. (‘교회가 외아들을 빼앗아 갔다’며 상처받으셨던 아버지는 제가 부제품을 받을 때가 되어서야 마음을 푸셨죠)

사제품을 막 받고난 새 사제 때와 지금 저는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혜화동, 발산동, 반포본당에서 사목을 하고 전산정보실에 왔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거쳐 왔던 본당에서 독단적으로 행했던 저의 모습과 여러 실수들,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준 일들이 요즘에 와서야 ‘내가 그때 왜 그랬을 까’하며 참 아쉽게 느껴집니다. 그 창피하고 부족한 모습들은 아직도 제 꿈에 나오고 있죠.ㅠ

당시 각 분야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지 못했던 제 모습이 참 어리석게 느껴져 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쑥 새 신부 때의 제 모습이 나오는 것을 보면 여전히 제 자신이 성숙에 이르지 못했음을 깨닫고 반성하게 됩니다. 

 

정리| 서동경 안나 (홍보국 언론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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