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신부는 아시아 최초의 청각장애인 신부로서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 담당신부로 활동하고 있다. 1년에 2번 아시아에 있는 농아인 사목지를 방문하는데, 청각장애인 신자들이 박 신부의 수화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어 매우 기뻐한다고 말했다.

“개신교에는 청각장애인 목사가 100명이상이 있다고 합니다. 많은 청각장애인들은 이 목사들의 수화 설교에 감동받아 교회에 열심히 나간다고 하네요. 천주교 청각장애인 신자들은 저 같은 청각장애 사제가 더 많이 나오면 좋겠다고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목말라있는 그분들은 수화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을 위해 끝까지 사목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매 순간 다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 신부에게도 어려운 순간들이 있다. 여러 사람들, 특히 사제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전했다.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고 어떤 방법으로라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어떤 신부님들은 저와 대화하고 싶어서 간단한 수화를 배우시는 분들도 있어요.”

박 신부는 청각장애인 신자뿐아니라 모든 신자와의 연대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성당이 없다는 것을 알고 성전 건립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새 사제였을 때는 당연히 청각장애인만을 위한 사목을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일반 신자들도 많이 만나면서 그분들에게도 성사와 강의를 드리고 있습니다. 사제가 모든 사람들에게 봉사해야 한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든 신자에게 사제로서 하느님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드릴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