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을 끄는 세계의 가톨릭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미사를 드릴 때 모자를 벗어야 한다?!
   단축 Url : http://newsseoul.catholic.or.kr/?i=189
2015-07-03    조회 5976
[신앙상담 창피해도 괜찮아 11화]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기 애매한 궁금증이 생기곤 합니다. 본당 신부님, 수녀님께 여쭙자니 너무 사소하고, 부모님께 여쭙자니 많은 실망만 안겨드릴 것 같습니다.
친구들에게 물어보려니 내 친구들도 모를 것 같은 그런 신앙고민들... 여러분! "창피해도 괜찮아요”
인터넷 뉴스페이지 <가톨릭서울>에서 애매한 신앙고민들을 해결해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창피한’ 질문을 기다립니다.      이메일접수: commu@catholic.or.kr

 


그림 simon  

 

오늘은 성당에서도 모자가 쓰고 싶은 ‘패피’ 레오나르도 형제님의 ‘창피한’ 질문과 함께합니다.

 

Q.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괜찮아’ 신부님! 저는 ‘패피’ 레오나르도입니다. 저와 제 여자 친구는 모자를 즐겨 써요. 스타일 때문에 모자를 쓰기도 하지만, 여름에는 따가운 햇볕을 막아줘 더욱 즐겨 쓰죠.

물론 저희는 개념커플입니다. 격식을 차리는 실내에서는 당연히 모자를 벗어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요. 특히 미사 때는 모자를 벗어야한다고 배웠습니다. 비록 제 머리가 볼품없이 눌려있더라도, 정수리의 향기가 제 코끝을 찌르더라도(!) 예수님 계신 성전이니 예의 있게 모자를 벗고 정성껏 성호를 긋습니다.

최대한 머리를 움직이지 않으면서, 눈치 아닌 눈치를 보며 진땀을 빼고 있을 때 쯤... 미사에 입당하신 주교님을 봤어요. 오잉? 그런데 주교님은 동그란 모자를 쓰고 계셨지요. 이쯤 되니 자못 좀 궁금합니다. 미사 때 모자를 쓸 수 있는 것은 주교님만의 특권(?) 인가요? 창피한 질문이지만 알려주세요, ‘괜찮아’ 신부님!!! 
 
 

A. 개념남이신 패피 레오나르도 형제님! 괜찮아 신부입니다. 모자로 자신의 멋스러움을 잘 드러내시나 보내요. 거기에 실내에서는 모자를 벗는 것이 예의라는 것을 알고 계시기에 더욱 멋있게 느껴집니다.

‘주교님 모자’ 말씀을 하시니 어렸을 때 생각이 나네요. 제가 복사로 활동하던 때 본당에 주교님이 오셨는데, 미사 중에 주교관을 들고 있던 친구가 주교님이 보지 않으시는 틈을 타 자기머리에 주교관을 써본 겁니다. 그런데 머리는 작고 주교관은 크니 주교관이 그만 목까지 쑥 들어가 버렸지 뭐예요. 복사들이 막 웃고 있는데 주임신부님이 들어오셨지요. 미사 후에 단체로 벌섰던 기억이 나네요.

과거에 모자는 권위와 통치권을 드러내는 왕관과 연결되었습니다. 그래서 왕의 즉위식을 ‘대관식’이라고 하여 왕관을 쓰는 예식이 있었지요. 오늘날에는 영국의 왕실이 이런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톨릭에서도 추기경 서임 때 ‘비레타’라고 하는 사각 모자를 교황께서 씌워주며, 주교서품식 때는 주례주교가 새 주교에게 주교관을 씌워주는 예식이 있답니다. 언제부터인가 이러한 모자가 아름다운 멋을 드러내는 장식으로 사용이 되었고, 이제는 실용적인 측면에서 운동을 할 때나 어떤 작업을 할 때 착용하기도 합니다.

사회에서의 일반적인 예절로서, 실내에 들어갈 때나 자신 보다 높은 연배와 위치에 있는 분에게 인사를 할 때 모자를 벗고 인사를 합니다. 야구 선수들도 경기를 마치고 팬들에게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여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드러내고 있지요. 마찬가지로 최근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도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만나는 순간 당신께서 쓰고 계시던 둥근 모자를 벗으며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많은 이들이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형제님이 미사 중에 보셨다는 모자도 아마 이 주케토를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호박의 윗부분처럼 생긴 둥근 모자인데, 라틴어로는 필레올루스(pileolus), 이탈리아어로는 주케토(zuchetto, ‘작은 바가지’라는 뜻)라고 부릅니다.

이 모자는 가톨릭 성직자들의 지위에 따라 다른 색을 사용합니다. 주교는 자주색, 추기경은 홍색, 교황은 백색의 모자를 쓰지요. 한때 교회에서 성직 계열에 들어가기 위해서 머리를 삭발하는 예식이 있었는데, 이때 머리를 추위와 태양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였으리라고 추측됩니다.

14세기에 처음 사용되어 15세기에 널리 사용된 이 모자는 이제 예식으로 들어와 성직자의 지위를 드러내는 의복 중에 하나로 변화되었습니다. 물론, 예식 안에서 모자를 벗는 때도 있습니다. 바로 성찬 전례의 성찬 기도에 들어가면 하느님께 대한 경외심을 드러내기 위해 벗습니다.

모자를 자주 쓰는 분들이 미사에 참여하기 위해 성당에 들어오면서 모자를 벗게 되면 아무래도 모자에 눌린 머리가 신경이 쓰일 겁니다. 그러나 눌린 머리 보다 하느님에 대해 경외심을 표현한 형제님의 마음을 하느님께서 잘 알고 계시기에 예쁘게 보아주시리라 믿습니다. 자매들은 모자는 벗지만 미사보를 준비하여 쓴다면 외적인 단정함과 내적인 준비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되네요.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