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청년들, 어디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세계청년대회를 통해 만난 각 국의 청년들에게 고민을 물었더니 그 내용이 무척 다양했다. 우리 사회의 ‘청년 문제’로 가장 먼저 꼽히는 ‘취업’이 청년들의 주된 관심사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생각이 달랐다. ‘세계 평화’,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에 대한 고민’ 등 주제도 광범위했다. 세계청년대회에서 만난 청년들에게 각자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봤다.

 

홍정원 프란치스코 (가락동본당,28)  

미래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지, 어떤 사람이 될지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미래가 불안하다. 항상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많았는데 홈스테이를 하며 그 고민을 해결했다. 폴란드에서 교구대회 기간에 머문 홈스테이 가정은 우리와 비슷한 지극히 평범한 가정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행복해보였다. 나누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본인들의 방을 우리에게 내주고 소파에서 자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다. 이들을 보고, 미래의 행복에 대한 기준은 나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동준 라파엘 (성수동본당,27)

자비의 희년을 맞아 ‘자비’를 행하고 싶은데, 일상생활에서 자비를 실천하는 방법을 몰라 고민했었다. 하지만 대회에 참가하면서 자비는 거창한 것이 아니고 일상에서 소소한 자비를 실천하는 것 또한 자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사람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처럼 소소한 행동도 또한 내가 베풀 수 있는 자비라는 생각을 했다.

 

이진영 아눈시앗다 (불광동본당,27)

직장을 그만두고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 청년성서모임에서 탈출기를 공부하고 있는데, 현재 내 상황이 광야를 통과하고 있는 느낌이다. 스스로 해내기 힘든 순간이 있다. 하지만 시험에 합격하고 취직을 한다고 해서 광야를 벗어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자신이 행복한 순간을 찾는 것이 광야를 벗어나는 길이고 그 길을 찾을 것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느낀 점이 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내 마음과 같지 않은 사람들을 자주 접한다. 그 사람들을 내 관점에서 판단하고 결정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 대회를 경험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각자를 있는 그대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 결과 내 자신이 좀 더 행복해졌다.

Ann Rhee (LA교구, 35)
미국에 살고 있는 청년으로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개인주의를 중요시하는 사회이다. 나날이 발전하는 IT와 과학기술로 인해 청년들은 개인적인 삶에 집착하고 가족, 직장, 또는 교회라는 공동체의 하나의 일원으로서 짊어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러한 삶을 사는 우리는 뉴스나 미디어를 통해 전해 듣는 인류의 불행과 학대를 접해도 곧 무뎌지고 무감각해져 간다. 요즘 테러 공격을 비롯해 낙태법, 불법이민자 이슈, 또 많은 국제적인 문제들을 흔히 접하지만 마음으로 새겨듣고 관심을 주지 않는다면 모든 세상일에 무심한 채로 지나칠 수 있다. 물론 당장 세상을 바꿀 수도,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지만 기도로 단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Ahran Cho (LA교구, 24)
미국 청년들은 커리어 걱정을 많이 한다. 지금 현재 직장이 나에게 이득이 되는지, 내가 진정으로 바랐던 꿈인지를 고민한다. 또한 배우자는커녕 마음이 맞는 연인을 찾기도 힘들다. 아무리 취미나 취향이 비슷해도 믿음이 가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로 주님과 대화하며 하루하루를 성실하고 진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글| 구여진 플로라(홍보국 언론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