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가톨릭 기사 콘테스트 당선작 – 우수상>
 

계성여고 성모의 밤 행사 열려

2015년 5월21일 목요일 늦은 7시, 명동성당 뒤편에 자리한 서울계성여자고등학교 성모동산에서 김경식 사도요한 신부의 집전으로 성모의 밤 행사가 열렸다.
 

우리는 감사를 표현하는데 인색하다. 그렇지만 오늘 하루도 큰 사고 없이 마칠 수 있었다는 것과 같은 소소한 일상 속 작은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는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래서 올해 성모의 밤은 명동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며 이곳에서 70년 하루, 매순간을 무사히 보내게 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일찍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시간이 되자 성가 ‘맑은 하늘 오월은’으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말씀의 전례와 꽃 봉헌이 있은 뒤 성모의 밤의 하이라이트인 촛불점화가 이어졌다. 계성여고의 70여년 역사를 상징하는 7개의 초 봉헌은 오랜 세월동안 이곳을 지켜온 계성여고의 굳건한 정신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7개의 작은 불씨에서 시작된 불은 금세 성모동산을 가득 채워 하나의 커다란 빛이 되었다. 특히 이번 행사는 학교 이전을 앞두고 명동에서 있을 마지막 성모의 밤인 만큼 많은 학생들과 선생님, 졸업생 등 수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셨기 때문에 더욱 커다랗게 빛났다. 또한 초에 한 글자 한 글자 적어내린 우리의 바람들은 따뜻한 물결을 이뤄 성모님께 봉헌되었다.

이번 성모의 밤에서는 이례적으로 1,2학년 합창부의 노래에 졸업생 합창부 노래까지 더해져 더욱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선생님들의 '아름다운 세상' 중창은 앙코르를 요청받을 만큼 연예인 못지않은 호응을 얻었다. 더불어 명동에서의 계성을 돌아보며 만든 ‘감사!’ 영상은 우리가 자리하고 있던 성모동산의 사계 뿐만 아니라 교내 곳곳에 숨겨진 아름다운 공간들, 그리고 선생님들의 친필 메시지까지…. 우리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매년 5월 셋째주 목요일에 있는 성모의 밤은 계성여고의 큰 행사이자 전통이다. 이제 더 이상 이곳에서는 볼 수 없음에 아쉬움이 남지만 계성여고 샛별들의 마음속에 이곳의 향기가 영원히 기억되길 바란다. 그리고 마지막이 늘 그렇듯이 ‘이별’, ‘아쉬움’ 등의 단어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교장 수녀님의 말씀처럼 길음으로의 이전을 단절이 아닌 도약의 계기로 삼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글| 장지혜 루시아 (홍제동본당)